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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친한 친구를 잃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119에 실려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골든타임을 넘겼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이었다고. 어제까지 멀쩡하게 웃고 떠들던 사람이 그렇게 갔다는 게,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경고 신호 —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급성 심근경색이 갑작스럽다고들 하지만, 정말 아무 예고 없이 오는 걸까요? 저는 친구를 잃고 나서야 이 질문을 진지하게 붙들었습니다.
심장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세 개의 주요 혈관이 있는데, 이를 관상동맥이라 합니다. 관상동맥은 3, 40대부터 서서히 노화가 시작되고, 동맥경화 — 혈관 벽에 지방이 쌓이면서 혈관이 딱딱하게 굳고 좁아지는 현상 — 가 진행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혈관 내 지방층이 갑자기 터지면 혈전이 생기고, 그 혈전이 혈관을 100% 막아버립니다. 이게 급성 심근경색증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환자 대부분은 이미 등산이나 오르막길에서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솔직히 이 부분에서 멈칫했습니다. 50대에 접어든 올해부터 오르막길을 오를 때 가슴이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과 약간의 어지러움증이 있었거든요. 병원에서 피검사와 혈압검사를 받고 "큰 문제없다"는 소견을 들었을 때 솔직히 안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넘겼던 그 불편함들이 예사롭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핵심은 빈도와 강도의 변화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던 가슴 불편감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타나거나, 강도가 이전과 확연히 달라지는 시점 — 그게 바로 관상동맥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협심증 단계에서 심근경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 이제는 제가 직접 체감하고 있습니다.
귓불 주름(프랭크 징후)이 심뇌혈관 질환의 신호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거 하나만 갖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다만 눈꺼풀의 황반종 — 눈꺼풀에 노란 지방 덩어리가 끼는 것으로,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 이나 다리가 창백하고 차가운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분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도 함께 높은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권장합니다.
- 가슴 불편감의 빈도가 갑자기 늘었다면 — 즉시 병원 방문
- 강도가 이전보다 훨씬 심해졌다면 — 즉시 병원 방문
- 운동·오르막에서만 느끼던 증상이 안정 시에도 나타난다면 — 즉시 병원 방문
- 당뇨·고지혈증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 주기적 심혈관 검진 필수
골든타임과 응급대처 — 숫자가 냉정하게 말해준다
급성 심근경색을 교통사고에 비유한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꽤 오래 그 말을 곱씹었습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순간, 갑자기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정말 적절한 비유였습니다.
수치가 냉정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초기 사망률은 약 30%에 달하고,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다가도 5~10%의 환자가 생명을 잃습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한 해 발생하는 심정지 환자 수는 3만 명이 넘는데, 생존율은 고작 5~7.5% 수준입니다. 이 숫자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걸, 친구를 잃고 나서야 온몸으로 알게 됐습니다.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실제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현금인출기 앞에서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이 발생한 환자가 불과 15분 만에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고 심장 기능이 거의 정상으로 회복된 사례가 있습니다. ST 분절 상승 급성 심근경색이란, 심전도 그래프에서 심장이 수축한 뒤 이완하기 시작하는 구간인 ST 분절이 기준선 위로 올라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치료법은 관상동맥 중재술입니다. 손목의 요골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하고, 막힌 혈관에 고압 풍선을 넣어 넓힌 뒤, 금속 스텐트 —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내부에서 지지해 주는 금속 그물망 — 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심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빠른 치료가 생사를 가른다는 것이 핵심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그리고 제가 이 내용 중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응급 대처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입니다. 쓰러진 사람에게 니트로글리세린을 억지로 복용시키거나, 혀가 말린다고 손을 입 근처에 가져다 대는 것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환자가 손가락을 깨물 수 있고, 의식 없는 상태에서의 약물 투여는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 영상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려봤는데, 솔직히 혀 말린다고 손 집어넣으려 했을 것 같아서 식은땀이 났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딱 세 가지입니다. 심장 마사지(CPR), AED(자동심장충격기) 작동, 119 신고. 이 세 가지만 빠르게 실행하면 심실세동 — 심장이 무질서하게 떨리면서 펌프 기능을 완전히 잃는 치명적 부정맥 — 상태에서도 생존 가능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급성 심근경색 초기 증상이 가슴 답답함밖에 없나요?
A. 가슴 통증이나 답답함이 가장 흔하지만, 왼쪽 팔이나 턱, 어깨로 퍼지는 방사통, 식은땀, 구역감,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도 심근경색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평소와 다른 강도나 빈도로 나타난다면, 단일 증상이라도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맞습니다.
Q. 심근경색 골든타임이 정확히 몇 분인가요?
A. 정해진 단일 시간이 있다기보다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을수록 심장 손상이 최소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119에 연락하는 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Q.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사람에게 니트로글리세린을 먹여도 되나요?
A. 의식이 없거나 혈압이 낮은 상태에서의 니트로글리세린 투여는 오히려 혈압을 더 떨어뜨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판단 없이 임의로 투여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쓰러진 사람에게는 즉시 119 신고와 CPR, AED 사용이 우선입니다.
Q. 40~50대인데 가슴이 가끔 답답한 게 심근경색 전조일 수도 있나요?
A.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빈도나 강도가 이전과 달라졌다면 협심증 단계일 수 있고, 이 상태가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고지혈증·당뇨·흡연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심혈관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맞습니다.
Q. 심근경색 치료 후 스텐트를 넣으면 완치인가요?
A. 스텐트 삽입(관상동맥 중재술)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은 급성기 치료이지,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시술 후에도 스텐트 내 혈전 형성, 부정맥, 신부전 악화 등의 위험이 있어 일정 기간 중환자실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이후에도 꾸준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입니다.
결론
친구를 떠나보내고 나서 한동안 제가 그날을 자꾸 되짚었습니다. 내가 옆에 있었다면 CPR을 할 수 있었을까, AED 작동법을 알고 있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CPR 교육 일정을 찾아봤고, 실제로 등록했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은 무섭지만, 대처법을 알면 달라집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 — 빈도와 강도가 달라진 가슴 불편감 — 를 절대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 그리고 쓰러진 사람 앞에서 CPR·AED·119 이 세 가지를 실행할 수 있는 것. 이 두 가지가 제가 이 경험을 통해 새기게 된 전부입니다. 제 나이 50대에 찾아온 이 깨달음이,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