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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심근경색이 드라마처럼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병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형님이 화장실에서 쓰러지기 전까지 몇 달 동안 소화제를 달고 사셨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명치가 답답하면 위장약부터 찾는 우리 모두의 습관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형님의 이야기를 통해 직접 느꼈습니다.

소화불량인 줄 알았던 그 증상의 정체
형님이 처음 이상함을 느낀 건 명치 쪽이 답답하고 속이 쓰린다는 거였습니다. 위장약을 사다 드셨고, 잠시 나아지는 것 같아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다고 합니다. 제가 나중에 이 얘기를 듣고 가장 아찔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증상이 잠깐 사라지니까 "별거 아니겠지"라고 넘겨버리는 것, 그게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심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꽤 아래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즉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조직이 괴사 하는 상태가 왔을 때, 통증이 명치 부근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란 심장 표면을 따라 흐르며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말합니다. 이 혈관이 막히면 심장 근육이 죽기 시작하는데, 그 첫 신호가 역류성 식도염이나 소화불량과 너무 비슷해서 많은 분들이 초기에 놓치게 됩니다.
형님도 처음에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가슴이 꽉 조이는 느낌이 들었지만, 잠깐 쉬면 괜찮아져서 그냥 지나쳤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식은땀이 흘렀다고 합니다. 운동이나 계단처럼 신체에 부하가 걸릴 때만 나타나는 흉통을 협심증(Angina Pectoris)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혈관이 좁아져 있어 평상시엔 버티다가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통증으로 신호를 보내는 상태입니다. 형님의 그 조이는 느낌은 아마 이 단계부터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상당수가 초기 증상을 소화기 문제로 오인해 골든타임을 놓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형님의 경험이 딱 그 통계 속 한 명이 될 뻔했습니다. 다행히 형수님이 119를 불렀고,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급성 심근경색 진단이 나왔습니다. 의사는 조금만 더 늦었어도 위험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 명치 통증·소화불량이 반복되는데 위장약을 먹어도 개선이 없을 때
- 계단이나 가벼운 운동만 해도 가슴이 조이거나 압박감이 느껴질 때
- 가만히 있는데도 식은땀과 함께 흉부 불쾌감이 올 때
- 증상이 잠깐 사라졌다가 며칠 후 다시 반복될 때
제 경험상 이런 증상들이 하나만 나타나도 "설마 심장이겠어"라고 넘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형님의 경우를 직접 지켜보니, 그 "설마"가 가장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스텐트 시술, 그리고 가족력이라는 변수
형님은 응급실 입원 후 몇 시간 만에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 즉 스텐트 시술을 받으셨습니다. 스텐트 시술이란 막힌 혈관 안으로 얇은 카테터(Catheter)를 삽입하고 끝부분에 달린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힌 뒤,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금속 그물망 구조물인 스텐트(Stent)를 삽입해 혈관을 지지하는 시술입니다. 전신 마취 없이 허벅지 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심장까지 밀어 올리고, 조영제(Contrast Agent)를 주입해 X선으로 막힌 부위를 확인하면서 실시간으로 진행합니다. 여기서 조영제란 혈관 내부가 X선에서 보이도록 혈액과 다른 밀도를 가진 물질을 말하며, 이 덕분에 의사가 막힌 부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시술할 수 있습니다.
형님은 시술 후 항응고 치료를 병행하셨습니다. 항응고제(Anticoagulant)는 혈액이 굳는 것을 막아 새로 확보한 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하는 약인데, 동시에 시술 부위의 상처가 아무는 것도 늦춥니다. 그래서 시술 후 상당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 긴 시간이 형님에게는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시술 자체는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제가 이 일을 겪으며 따로 찾아본 자료에서, 심근경색은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형님도 집안에 심혈관 질환 내력이 있었습니다. 세계심장연맹(World Heart Federation)에 따르면, 직계 가족 중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본인의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며, 이 경우 더 이른 나이부터 정기적인 심혈관 검진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orld Heart Federation).
저는 형님 일을 계기로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기저 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분이라면, 평소와 조금이라도 다른 명치 통증이나 가슴 압박감이 반복될 때 위장 문제로만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 이후로 명절이나 가족 모임 때마다 "명치가 평소랑 다르면 무조건 심장도 같이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꺼냅니다. 처음에는 과민반응이 아닌가 싶었지만, 형님 이야기를 떠올리면 이건 과민이 아니라 최소한의 습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명치가 답답한 게 심근경색 증상일 수도 있나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심장의 실제 위치가 생각보다 아래쪽에 있어서 관상동맥이 막혔을 때 명치 쪽에서 통증이나 불쾌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형님도 처음엔 소화불량으로만 생각하고 소화제를 드셨는데 실제 진단은 급성 심근경색이었습니다. 위장약을 먹어도 반복된다면 반드시 심장 검사를 함께 받아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Q. 스텐트 시술 후 일상생활로 언제 복귀할 수 있나요?
A. 개인차가 있지만, 시술 직후에는 항응고제 치료로 인해 시술 부위 지혈이 될 때까지 절대 안정이 필요합니다. 형님의 경우 피가 멈추는 데 시간이 걸려 꽤 오랜 시간 움직이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이후 회복 속도는 혈관 상태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담당 주치의의 지침을 정확히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심근경색 가족력이 있으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직계 가족 중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면, 본인도 더 이른 나이부터 정기적인 심혈관 검진을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기본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확인부터 시작하고, 이상이 있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심전도(ECG) 검사나 관상동맥 CT 촬영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저도 형님 일 이후로 가족 모두 정기 검진 주기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Q. 운동할 때만 가슴이 조이면 협심증인가요?
A. 운동이나 계단처럼 심장에 부하가 걸릴 때만 나타나는 흉통이나 압박감은 협심증의 전형적인 신호 중 하나입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어 평상시엔 버티다가 혈액 수요가 늘어나는 순간 통증으로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형님도 이 단계를 지나쳐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지체 없이 순환기내과를 방문하는 것이 맞습니다.
결론
형님이 화장실에서 쓰러지던 날, 저는 그게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몇 달치 신호를 무시한 결과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명치 통증이나 소화불량이 반복될 때, 계단만 올라가도 가슴이 조일 때, 그 신호를 위장 문제로만 단정 짓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력이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위험 요인이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평소와 다른 느낌"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증상이 잠깐 사라진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닙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가 익숙하지 않다면, 그게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할 이유입니다. 심장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