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대에 입학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공부는 누적이다”였어요. 당시에는 그냥 흔한 조언으로 들렸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말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공대의 커리큘럼은 학년별로 학습의 성격과 요구되는 준비가 완전히 달라요. 1, 2학년은 기초 체력을 쌓고, 3학년은 전공 심화를 통해 진로 방향을 탐색하고, 4학년은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나가기 위한 마지막 점검의 시기예요. 저 역시 처음엔 무작정 따라가기 바빴지만, 각 시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준비 방향을 정리하고 나니 공부가 훨씬 명확해졌어요. 오늘은 제가 경험했던 공대생의 학년별 학습 전략과 진로 준비 과정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1. 1·2학년 기초 과목 학습 전략
1, 2학년 때는 전공 수업보다 먼저 공통 기초 과목들을 배우게 돼요. 미적분, 선형대수, 일반물리, 기초화학 같은 과목들이 대표적이죠. 처음엔 이런 과목들이 왜 이렇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과목들이 단지 학점을 따기 위한 과목이 아니라, 전공 심화 학습의 기반이 된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특히 3, 4학년 때 배우는 전공 수업에서 이 개념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기초 과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죠. 저는 처음에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많이 푸는 식으로 접근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한 건 개념의 정확한 이해와 수학적 사고력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공식은 외울 수 있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금만 문제가 바뀌어도 풀 수 없더라고요. 공대 문제는 단순한 정답보다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훨씬 중요하니까요. 이 시기에는 공학 설계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은 과목도 함께 배우게 돼요. 처음 접하는 C언어나 파이썬 같은 프로그래밍 수업은 생소했지만,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문제를 작게 나누고, 단계별로 접근하며, 오류를 수정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공학적 사고를 훈련하는 경험이었어요. 기초 과목에서 느슨하게 공부한 내용은 고학년이 되어 그대로 돌아오기도 해요. 그래서 이 시기를 단순히 ‘입문기’가 아니라, ‘기초 체력을 만드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훨씬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느꼈어요.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수학 공식이나 물리 법칙도, 실험이나 프로젝트를 하며 실질적인 맥락 속에서 다시 만났을 때 비로소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2. 3학년 전공 심화와 인턴 준비 흐름
3학년이 되면 학습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전공 필수 및 선택과목의 수가 늘어나고, 실험과 설계 수업, 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론뿐 아니라 실습 중심의 학습이 강조돼요. 저는 이 시기를 지나며 처음으로 ‘진짜 공대생이 된 느낌’을 받았어요. 이때부터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걸 넘어서, 지식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이 시작돼요.
전공 수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접하다 보니, 어떤 분야가 나와 잘 맞는지 점점 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반도체 분야가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수업과 실험을 하면서 저는 시스템 설계나 데이터 분석 쪽이 더 재미있고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죠. 이런 경험을 통해 진로 방향도 자연스럽게 구체화됐어요. 이 시기는 인턴십을 준비하기에도 좋은 시기예요. 방학 동안 기업이나 연구소 인턴에 지원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내가 배운 전공 지식이 어떻게 현장에서 활용되는지도 체감할 수 있어요. 저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정리하면서 그동안 수강했던 과목, 수행했던 프로젝트, 실험 결과들을 정리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제 전공 역량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한,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의 중요성도 배웠어요. 기술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험은 향후 사회생활이나 실무에서도 큰 자산이 되더라고요. 프로젝트가 단순한 과제 수행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 의사소통, 기획 역량까지 복합적으로 요구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3학년은 전공을 심화하면서 동시에 진로를 탐색하는 전환점이에요. 이 시기의 선택과 경험들이 4학년 이후 진로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업과 진로 탐색을 병행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3. 4학년 취업 준비와 졸업 프로젝트의 의미
4학년은 본격적으로 사회로 나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의 시기예요. 무엇보다도 졸업 프로젝트가 중심이 되는 시기인데, 이 프로젝트는 학부 4년 동안 배운 이론과 실습을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해 보는 실전 무대와도 같아요. 저 역시 팀을 구성해 주제를 정하고, 설계와 구현, 발표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서 공학 공부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피부로 느꼈어요. 졸업 프로젝트는 단순히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주제를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설계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전 과정을 통해 공학적인 사고 구조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에요. 이 과정에서 내가 어떤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일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요. 기술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협업, 문서화, 발표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같은 시기에 본격적인 취업 준비도 병행하게 돼요. 이력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그동안의 수업, 프로젝트, 인턴 경험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게 되는데, 이때 비로소 학습의 의미가 분명해져요. 단순히 “무엇을 배웠다”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했고,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가”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면접에서는 기술 역량뿐 아니라 문제 해결 경험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졸업 프로젝트 경험을 중심으로 제가 맡았던 역할, 해결했던 기술적 과제, 느꼈던 한계 등을 정리해 두었고, 그게 실제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결국 4학년은 공학 학습의 마무리가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될 사회생활과의 연결점이에요. 졸업이라는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디딤돌이자 전환점이 되는 시기죠. 이때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명확히 정리해 두면, 취업이든 대학원이든 훨씬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