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대에 입학하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얘기를 들어보게 돼요. “그 과목은 진짜 헬이다”, “이 교수님 수업은 무조건 피해야 돼”, “이건 학점 따기 쉬워” 같은 이야기죠. 저도 처음엔 선배들 말을 듣고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직접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다 보니 체감 난이도는 생각보다 다르게 느껴졌어요. 단순히 외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과목이 오히려 더 막막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반대로 어렵다고 소문난 과목이 의외로 저랑 잘 맞는 경우도 있었죠. 그래서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과목이 왜 어렵게 느껴지는가’, ‘어떻게 접근해야 이해가 될까’ 같은 고민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또 한 가지, 학점 잘 받는 과목이 실무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점점 깨닫게 되었고요.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겪은 전공 수업 중에서도 특히 열역학, 회로이론, 전자기학처럼 많은 학생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과목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동시에 학점과 실무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 균형을 고민해 왔는지도 나눠보려고 해요. 혹시 지금 비슷한 과목 때문에 고민 중이라면,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1. 열역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와 학습 접근
열역학이라는 과목은 이름만 들어도 뭔가 무겁고 복잡한 느낌이 있죠. 저도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만큼 낯선 개념들에 당황했어요. 단순히 계산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상태량, 경로함수, 엔트로피 같은 개념들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게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 머릿속으로만 이해해야 하니까, 공부가 추상적으로 느껴졌죠. 게다가 공식만 외운다고 풀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것도 힘들었어요. 문제마다 조건이 조금만 달라도 풀이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고, 같은 공식을 쓰더라도 맥락을 이해하지 않으면 적용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무작정 외우는 대신 정의와 기본 원리를 한 장짜리 노트에 정리해 두고, 단위와 물리적 의미를 함께 이해하려고 했어요. 처음엔 답답했지만 반복해서 보면서 구조를 파악하다 보니 점점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제야 문제 풀이도 자연스러워졌어요.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연결해 가는 느낌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열역학은 성실하게 천천히 파고들수록 보람 있는 과목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큰 과목이었어요.
2. 회로이론과 전자기학의 학습 난이도 구조
회로이론과 전자기학은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 가야 할 핵심 과목이에요. 두 과목 모두 처음 접했을 때는 어려웠지만, 접근 방식이 서로 완전히 달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회로이론은 계산량이 많긴 해도, 공식과 해법을 익히면 나중에는 일정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해요. 문제를 보고 “이건 노드 해석으로 풀면 되겠다” 같은 판단이 가능해지면서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과목이었어요. 수학적 계산력이 필요하지만, 반복 학습을 통해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었죠. 반면 전자기학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과목처럼 느껴졌어요. 전기장, 자기장 같은 개념은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고, 설명도 벡터와 미적분을 동원한 수학적인 언어로 되어 있다 보니 굉장히 어렵게 다가왔어요. 공식만으로 접근하면 이해가 안 되고, 개념을 머릿속에서 그림처럼 상상할 수 있어야 문제 풀이가 가능했어요. 그래서 전자기학 공부할 땐 전기장 라인이나 자기장 방향 같은 걸 직접 손으로 그려가며 공부했어요. 그렇게 시각화하면서 점점 개념이 명확해졌고, 문제 접근도 자연스러워졌죠. 결국 두 과목 모두 기초 개념을 얼마나 정리해 두느냐가 핵심이었어요. 처음에는 추상적이고 어려워도, 하나씩 쌓아 가면 점점 이해가 되는 과목들이었어요.
3. 학점 중심 과목과 실무 활용 과목의 차이
공대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과목 선택 기준이었어요. 학점 따기 쉬운 과목을 선택할지, 아니면 실무에 도움이 될 과목을 우선할지를 두고 늘 갈등이 있었죠. 솔직히 학점 관리만 놓고 보면 시험 중심의 이론 과목이 훨씬 수월했어요. 예상 문제도 나오고, 일정 시간만 투자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반면에 프로젝트나 실험 수업은 준비 시간도 많고 평가 기준도 까다로웠어요. 저도 팀 프로젝트하면서 밤을 새운 적도 있고, 실험 보고서나 발표 준비에 쫓긴 경험이 여러 번 있어요. 그런데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 기억에 남는 건 단연 실무형 과목이었어요. 직접 손으로 해본 실험, 직접 설계한 회로, 직접 분석한 데이터들이 확실히 오래 기억에 남고, 나중에 인턴이나 실무 경험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더라고요. 점수는 어렵게 받았지만, 오히려 그게 진짜 실력이 된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과목 선택할 때 “점수 잘 나올까?”보다 “내가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돼요. 물론 학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결국 실무에서 내가 가진 지식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는 거니까요. 학점과 실무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균형을 잘 맞추면 서로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걸 점점 더 느끼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