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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공대를 다닐 때만 해도 졸업 후 연구소나 개발 부서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이 자연스러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산업 현장을 들여다보면서 단순히 기술만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기술이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연결되는 과정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 자금, 그리고 조직의 전략적 판단이 얽혀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이라는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기 시작했죠. 특히 기술 중심의 조직에서는 기술적 결정이 사업 전략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이해하는 인재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저는 공학 전공자로서 MBA 진학이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1. 공학 전공 기반 MBA의 경쟁력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문제를 구조화해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데 익숙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경영학을 공부할 때도 강력한 무기가 돼요. 복잡한 현상을 쪼개고 중요한 요인을 추려내는 능력은 전략 수립, 재무 분석, 운영 계획 수립 같은 업무에 유용하게 작용하죠. 특히 기술 중심 조직에서는 기술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단순히 경영만 배운 사람보다,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면서도 조직 운영의 시야를 가진 사람이 훨씬 실무에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개발 일정, 기술 투자 우선순위, 기술 인력 배치와 같은 판단은 단순한 숫자만 가지고는 정확하게 내리기 어려워요. 그럴 때 기술과 경영을 동시에 이해하는 사람이 중간에서 통역자 역할을 해주면 조직 전체의 효율성이 올라가죠. 실제로 저는 공학 기반 MBA의 가장 큰 경쟁력이 바로 이 ‘다리를 놓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해요. 개발팀의 언어와 경영진의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그 둘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은 조직 내에서 매우 귀중한 포지션입니다. 공학 전공자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에 강하고, 실무적인 문제 해결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MBA 수업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요. 특히 복잡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거나 여러 부서와 협업할 일이 많은 경영 환경에서는 이런 배경이 큰 강점이 됩니다. 결국 공학 기반의 MBA는 단순히 전공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기술 역량을 조직 안에서 더 넓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입니다.
2. 국내외 주요 MBA 과정의 구조
국내 MBA 과정은 대체로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실제 기업의 프로젝트를 과제로 수행하거나 현업에 있는 전문가들이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재직자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학위 과정을 병행할 수 있어 커리어 단절 없이 새로운 영역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합니다. 또한 대기업과의 산학 협력 수업이나 케이스 스터디 기반의 수업이 많아 실무와 직접 연결되는 감각을 익힐 수 있어요. 해외 MBA는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글로벌한 시각에서 경영을 배우는 경험이 특징이에요. 특히 기술 산업이 발달한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의 MBA 과정에서는 기술 전략, 혁신 경영, 스타트업 경영과 같은 기술 기반 과목이 풍부합니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탠퍼드, UC 버클리, MIT 같은 학교는 공대 출신 MBA 비율이 높고, 기술과 경영을 융합한 실전형 프로젝트 수업도 활발히 운영돼요. 수업에 현직 창업가나 벤처 캐피털 관계자가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 경영뿐 아니라 시장과의 연결까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MBA 과정을 고를 때는 단순히 학교의 랭킹이나 명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 방향과 얼마나 잘 맞는지를 중심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기술 전략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기술 기반 과목이 풍부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창업을 목표로 한다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연계된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커리큘럼의 구성, 동문 네트워크, 졸업생의 진출 분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최종 결정을 내렸어요. MBA는 학위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선택 과정이 곧 커리어 전략 수립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3. 기술 관리자 중심의 경력 전환
공학 전공자가 MBA를 수료한 후 진출하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기술 관리자 혹은 기술 전략 담당자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기술의 방향성과 조직의 전략을 동시에 고민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해요. 제품 기획, 기술 투자, 시장 대응 전략, 내부 협업 구조 설계 등 기술과 경영이 만나는 모든 지점에 개입할 수 있는 유연한 역량이 필요하죠. 기술 관리자라는 역할은 단순히 기술자나 관리자에 머무르지 않아요. 오히려 두 역할을 통합해,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축이 됩니다. 예를 들어 기술적 제약 조건을 고려하면서도 수익성과 시장성까지 염두에 둔 제품 기획을 한다면, 기술과 경영 양쪽의 시선을 모두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죠. 또한 투자자와의 소통, 고객과의 기술적 대화, 조직 내 인력 운영까지 관여하는 만큼 폭넓은 감각이 요구됩니다. 저 역시 처음엔 기술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제품 전략 쪽으로 관심이 생기면서 MBA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적 사고방식, 조직 운영의 논리,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배울 수 있었고, 지금은 기술 기획과 전략을 담당하는 자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본질은 그대로지만, 그 기술이 어떻게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예요. 공대생에게 MBA는 전공을 버리는 길이 아니라, 전공을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하는 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기술을 경영 전략과 연결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바로 그 접점에서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만약 전공을 살리면서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고 싶다면, 기술 관리자라는 방향성과 함께 MBA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권합니다. 기술에서 출발한 나의 여정이, 경영이라는 언어를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만나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