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 시대 한국의 멘붕 (벤치마킹 한계, 빅테크 위기, 피지컬 AI)

by arina_love88 2026. 2. 13.

AI 시대 한국의 멘붕 (벤치마킹 한계, 빅테크 위기, 피지컬 AI)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의 한복판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전략적 고민에 직면해 있습니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지식인초대석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더 이상 답안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산업화 시대 150년을 빠르게 추격하며 성장한 대한민국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이 AI 시대에는 구조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진단입니다. 세계화 시대의 종료, 기술 발전 속도의 압도적 격차, 그리고 세대 간 노동 가치관의 변화라는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국 사회 전반에 '멘붕' 상태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김대식 교수의 통찰을 바탕으로 벤치마킹의 한계, 빅테크 기업들의 위기, 그리고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돌파구로서의 피지컬 AI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벤치마킹 전략의 구조적 한계와 AI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대한민국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룩한 압축 성장은 '벤치마킹'이라는 전략적 선택 덕분이었습니다. 영국이 증기기관차를 만들 때 조선은 임오군란에 대응하던 시대적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은 선진국이 이미 검증한 기술과 제도를 빠르게 도입하고 모방했습니다. 이는 마치 수능 시험을 '오픈북'으로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답안지가 존재했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베끼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인들의 머릿속에는 "내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누군가 답을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착시 현상이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ChatGPT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된 이후, 불과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전 세계 어느 누구도 "AI × 산업"의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김대식 교수는 이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합니다. 자전거 백과사전을 읽거나 교수의 강연을 듣는다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타보고 열 번 넘어지며 무릎이 까져야 비로소 탈 수 있듯이, AI 역시 실전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Vibe 코딩, Claude Code, 재미나이(Gemini)의 수리(Suri) 같은 도구들은 이제 비전문가도 몇 분 만에 앱이나 사업계획서를 생성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의 존재를 아는 것과, 그것을 활용해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합니다. 더 큰 문제는 AI 발전 속도가 중공업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점입니다. 김대식 교수는 "AI에서의 5년은 중공업으로 치면 50년"이라고 표현합니다. 한 달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AI 모델, 일주일 만에 등장하는 새로운 기능들은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추격 전략으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입니다. 게다가 세계화 시대의 종료는 더 이상 선진국이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30년간 유학생을 받아주고, 라이센싱을 해주고, 시장을 열어주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2025년 1월부터 본격화된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중국의 비단 제조 비법처럼 핵심 기술은 철저히 감춰지고, 목화씨처럼 훔쳐와야만 얻을 수 있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정상이지만, 지난 30년의 세계화에 익숙해진 한국에게는 낯선 환경입니다. 세 번째 한계는 세대 간 노동 가치관의 변화입니다. 1970~80년대 한국의 부모 세대는 일주일에 150시간 일하며 개인의 행복을 희생해 압축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지만, 김대식 교수는 "기적이 아니라 엄청난 가격을 지불한 결과"라고 정확히 지적합니다. 그러나 MZ 세대에게 동일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윤리적으로도 정당하지 않습니다. 주 40시간 근무를 논하는 시대에 100~120시간 노동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결국 과거의 세 가지 성공 요인—느린 기술 발전 속도, 세계화를 통한 기술 이전, 헝그리 정신—이 모두 사라진 지금, 한국은 "먼저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빨리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실험하고 실패하며 학습하는 문화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시대 전략 핵심 요소 AI 시대 적용 가능성
1970~2000년대 패스트 팔로워 벤치마킹, 기술 이전, 장시간 노동 불가능
2025년 이후 퍼스트 무버 실험 문화, 독자 학습, 빠른 반복 필수

빅테크 기업들의 위기와 산업 지형 재편의 신호

김대식 교수는 현재 전 세계를 지배하는 빅테크 기업 중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는 과감한 전망을 제시합니다. 이는 회사의 완전 소멸이 아니라, 인수합병이나 시장 랭킹 하락, 사업 축소 등 다양한 형태의 '무의미화'를 포함합니다. 넷스케이프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것처럼, 오늘날의 거대 기업들도 동일한 운명을 맞을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기업으로 애플(Apple)을 꼽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애플은 기술보다 디자인 중심의 전략을 취해왔으며, AI 시대에 필요한 근본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입니다. 2008년 아이폰 출시 이후 통신 단말기와 생태계에서 절대 강자였지만,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GPU, 데이터 센터 경쟁에서는 뒤처져 있습니다. 두 번째로 위험한 기업은 메타(Meta)입니다. 메타는 오픈소스 AI 모델인 Llama(라마)를 통해 생태계를 장악하려 했으나, 기술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Llama 3, 4 세대의 성능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AI 팀의 잦은 로테이션과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메타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데이터 센터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루이지애나에 건설 중인 하이페리온(Hyperion) 데이터 센터는 5GW 전력을 요구하며, 그 면적은 맨해튼 크기에 달합니다. 원자력 발전소 다섯 개가 필요한 규모입니다. 이러한 천문학적 투자는 수백조 원에서 경단 위에 이르지만, 메타는 아직 독자적인 하드웨어 플랫폼(디바이스)도 없고, 안경형 디바이스도 5~10년 후의 미래 사업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지만, 현재의 막대한 비용 부담이 5년 이내 생존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오픈 AI의 샘 알트만(Sam Altman)은 이와 대조적으로 '여우 같은' 전략을 구사합니다. 오픈 AI는 채권 발행 대신, 오라클(Oracle) 같은 기업에게 "데이터 센터를 짓고, 우리가 계산 타임을 구매할 것을 보장할 테니, 너희 신용으로 은행 대출을 받아라"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전가합니다. 결과적으로 오라클은 이론적 매출은 크지만 부채가 급증해 위험에 노출됩니다. 엔비디아(NVIDIA) 역시 안심할 수 없습니다. 현재 GPU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지만, 지나친 편식(GPU 단일 의존)이 문제입니다. AI 하이프가 식거나, 딥시크(DeepSeek) 같은 경량 모델이 등장해 "계산량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오면 주가가 즉각 폭락하는 것처럼,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엔비디아의 지위는 급격히 흔들릴 수 있습니다. 황젠슨(Jensen Huang) CEO가 전 세계를 돌며 감부치킨을 먹고 AI 하이프를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 때문입니다. 이러한 빅테크들의 위기는 단순히 기업 개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검색 중심 인터넷에서 대화 중심 인터넷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합니다. 2025년 10월 6일, ChatGPT가 앱을 직접 실행하고 결제까지 가능해진 순간, 30년간 지속된 검색 박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900만 개의 앱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중 서너 개만 사용합니다. 이제 사용자는 질문만 던지면 AI가 적절한 앱을 찾거나, 없으면 Vibe 코딩으로 즉석에서 만들어줍니다. 이는 구글, 애플 앱스토어, 메타의 광고 플랫폼 등 기존 생태계의 중개자 역할을 무력화시킵니다. 산업 지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누가 살아남고 누가 사라질지는 앞으로 5년 안에 결정될 것입니다.

피지컬 AI와 한국의 전략적 기회: 숙련공 데이터의 가치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아이러니는 GPU는 있는데 쓸 곳이 없다는 점입니다. 2026년 엔비디아로부터 26만 장의 GPU(GB200 Grace Blackwell)를 확보했지만, 이는 자동차 엔진 100개를 받은 것과 같습니다. 엔진만으로는 차를 만들 수 없듯이, GPU만으로는 AI 서비스를 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 센터 구축에 원자력 발전소 2개(약 2GW)와 미국 기준 100조 원(한국은 최소 수십조 원)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에 그만한 GPU 수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 전체의 GPU 수요는 약 100MW 수준인데, 갑자기 GW급 인프라가 생기면 수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미국의 오픈 AI나 구글은 이미 서비스가 넘쳐나 데이터 센터가 부족해 사용자를 제한하지만, 한국은 AI 서비스 자체가 부재합니다. 이러한 역설적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산업계가 찾은 해법이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피지컬 AI란 로봇, 자율주행차처럼 물리적 형태를 가진 AI를 말합니다. 김대식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로봇이 물병을 잡는 단순한 행위도 인간에게는 직관적이지만, 로봇에게는 극도로 복잡합니다. 물병을 인식하고, 위치를 파악하고, 손가락·팔목·팔꿈치의 관절 값을 계산해 움직이며(인버스 키네마틱스, Inverse Kinematics), 무게를 측정하고, 물체를 쓰러뜨리지 않으면서 경로를 계획하는 모든 과정이 수학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 인간이나 동물은 미분 방정식을 풀지 않아도 알포스(Alphas) 산양처럼 절벽에서 뛰어다닙니다. 이는 학습으로만 가능합니다. 최근 로보틱스 분야는 수식 기반에서 학습 기반으로 전환했습니다. ChatGPT가 문법을 명시적으로 배우지 않고 인터넷 텍스트로 학습해 언어를 이해한 것처럼, 로봇도 움직임 데이터로 학습합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 로봇은 키 173cm의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로봇의 눈높이에서 고글을 끼고 장갑을 끼운 채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해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이를 통해 로봇은 "물병 드는 것은 이런 거야"라는 학습을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발견은 학습 데이터에 따라 로봇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미국 학생이 학습시킨 로봇은 물병을 한 손으로 건네지만, 한국 학생이 학습시킨 로봇은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넨다는 농담은, 문화와 숙련도가 AI에 각인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한국의 결정적 기회가 등장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제조업을 대부분 중국에 넘기며 숙련공이 사라졌습니다. 코로나19 때 전 유럽과 미국에 마스크 공장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 상징적입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비행기, 배, 반도체, 종이빨대, 김치 공장까지 모든 제조업을 보유한 극히 드문 나라입니다. 울산과 창원에는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용접공, 조립공, 설비 전문가들이 여전히 일합니다. 이들이 은퇴하기 전에 그들의 손동작, 눈빛, 타이밍을 고글과 센서로 기록하면, 이는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는 독점 데이터가 됩니다. ChatGPT는 공개 인터넷 데이터로 학습했기 때문에 누구나 모방할 수 있지만, 숙련공의 모션 캡처 데이터는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전략 자산입니다. 이를 암호화하고 선택적으로 공유하거나 거래하면, 한국은 피지컬 AI 시대의 "인터넷 데이터"를 독점하는 국가가 됩니다. 다만 현실적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데이터 수집 표준화, 라벨링, 안전 및 법적 책임(로봇 사고 시 누구 책임인가?), 노조와 현장의 수용성(숙련공들이 자신의 기술을 AI에 넘기려 할까?), 보안과 IP 체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합니다. 또한 "빨리 해야 한다"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며, 어떤 기업이 어떤 인센티브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로봇 제조사가 이를 학습해 어떤 제품으로 만들어 수익화할지까지의 산업 생태계 설계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유지했던 것이 과거의 짐이 아니라 미래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 가능성은, AI 시대 한국이 가진 몇 안 되는 구조적 강점입니다.

국가/지역 제조업 숙련공 데이터 가치 AI 전략
미국/유럽 대부분 소멸 일반 알바생 동작 범용 AI 중심
한국 다수 보유(울산/창원 등) 고숙련 모션 캡처 독점 피지컬 AI 특화

AI 시대 한국의 멘붕은 과거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자각에서 비롯됩니다. 벤치마킹할 답안지가 없고, 세계화 시대의 무상 기술 이전도 끝났으며, 세대 간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은 "먼저 실험하고 빠르게 배우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합니다. 김대식 교수가 강조한 "자전거는 타다 넘어지며 배운다"는 조언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두려움보다 행동을 촉구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위기는 기존 패권의 종말이 아니라 산업 지형 재편의 신호이며, 한국은 피지컬 AI라는 틈새에서 숙련공 데이터라는 독점 자산을 활용할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기회는 시간 제약이 있습니다. 베테랑들이 은퇴하기 전, 데이터 거버넌스와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기 전까지 한국이 얼마나 빠르고 구체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공포가 아니라 전략으로,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전환하려면, 지금 이 순간의 실험과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AI 시대에 벤치마킹 전략이 왜 작동하지 않나요? A. AI 기술은 업데이트 주기가 매우 짧고(한 달~일주일 단위), 산업별 적용 사례("AI × 산업")는 아직 누구도 정답을 모르는 실험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중공업 시대처럼 검증된 모델을 따라 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세계화 종료로 기술 이전도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직접 실험하고 실패하며 학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Q. 한국이 26만 장의 GPU를 확보했는데 왜 문제인가요? A. GPU는 자동차 엔진과 같아서, 데이터 센터(차체), 전력(원전 2개),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 사용할 AI 서비스(수요)가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GPU 수요는 100MW 수준인데 GW급 인프라가 생기면 수요를 새로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피지컬 AI(로봇, 자율주행차 등) 전략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Q. 피지컬 AI에서 숙련공 데이터가 왜 중요한가요? A. 로봇은 학습 데이터에 따라 행동이 결정됩니다. 미국은 일반 아르바이트생 동작으로 학습시키지만, 한국은 울산·창원 등에 수십 년 경력의 용접·조립 베테랑이 있습니다. 이들의 고숙련 동작을 고글과 센서로 기록하면,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는 독점 데이터가 되어 피지컬 AI 시대의 전략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수집, 표준화, 법적 책임, 현장 수용성 등 해결 과제가 많습니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